업무상위력에의한추행, 상대방이 거부하지 않았어도 성립할까?
2026-09-02
업무상 영향력이 작용한 신체접촉은 형사사건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직장에서는 격려나 친근함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의 어깨를 두드리거나 가볍게 신체를 접촉하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행동한 사람은 별다른 의도가 없었고 상대방도 당시 거부 의사를 보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하는데요.
그러나 상사와 부하 직원처럼 업무상 지위나 영향력이 존재하는 관계에서는 신체접촉의 의미가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인사나 업무상 불이익을 우려해 명확하게 거절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면,
단순한 친근감의 표현으로 생각했던 행동도 업무상위력에의한추행 혐의로 이어질 수 있죠.
이번 글에서는 업무상위력에의한추행의 의미와 성립요건을 알아보고, 관련 혐의를 받았을 때 확인해야 할 사항과 대응 방향을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I. 업무상위력에의한추행의 의미와 성립 판단 기준 |
업무상위력에의한추행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 제1항에 따라
업무나 고용 등의 관계로 자신의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사람을 위계나 위력으로 추행한 경우 성립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판단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폭행이나 협박에 한정되지 않는 위력
위력은 물리적인 폭행이나 명시적인 협박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상대방의 의사를 제압할 수 있는 지위나 권세 등 유·무형의 세력을 포함하며, 업무 평가나 승진, 계약 유지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권한도 문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직장 내 상하관계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행위자가 가진 영향력이 추행 과정에서 실제로 행사되었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2. 계약 형태보다 실제 관계를 살피는 보호·감독 관계
보호·감독 관계는 같은 회사의 직속 상사와 부하 직원 사이에만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파견근로자와 하청업체 직원, 단기 아르바이트생 등도 실제 업무 구조와 지휘·감독 관계에 따라 포함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형식적인 직급이나 근로계약보다 누가 업무상 지시와 평가 권한을 가지고 있었는지가 중요합니다.
3. 행위의 경위와 방법을 고려하는 추행 판단
추행은 반드시 성적으로 민감한 신체 부위를 접촉한 경우에만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손을 강제로 잡거나 허리를 감싸고 어깨를 주무르는 행동도 당시 상황에 따라 추행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이때 접촉한 부위와 방법, 행위가 이루어진 경위, 두 사람의 관계와 의사표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행위자가 격려나 장난이었다고 생각했더라도 주관적인 의도만으로 추행 여부가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II. 업무상위력에의한추행 피의자들이 자주 오해하는 내용과 주요 법적 쟁점 |
경찰조사를 앞둔 피의자들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근거로 혐의를 부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사건의 구체적인 경위와 법적 판단 기준을 고려하지 않은 채 같은 주장만 반복하면 충분한 소명이 되기 어렵습니다.
▶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았으니 동의한 것 아닌가요?” 업무상 영향력이 존재하는 관계에서는 상대방이 인사상 불이익이나 직장생활의 어려움을 우려해 즉시 거부하거나 항의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명시적인 거부 의사가 없었다는 사실만으로 신체접촉에 동의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당시 상대방이 보인 반응뿐만 아니라 두 사람의 관계와 신체접촉이 이루어진 경위, 접촉 전후의 언행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
▶ “평소 개인적인 연락도 자주 하고 친한 사이였습니다.” 평소 카카오톡으로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거나 단둘이 식사한 적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건 당시의 신체접촉에도 동의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다만 두 사람의 관계를 보여주는 대화 내용과 사건 전후의 연락 내역 등은 당시 상황을 판단하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자료는 신체접촉에 관한 상대방의 의사나 업무상 위력이 행사되었는지를 살펴보는 과정에서 유리한 정황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
▶ “다른 직원들도 있는 공개된 장소였습니다.” 회식 자리나 개방된 사무실에서 발생한 사건이라면 피의자는 다른 사람이 보는 앞에서 추행할 이유가 없었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상대방이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신체접촉이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공개된 장소였다는 사실만으로 혐의가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주변에 누가 있었는지, 당시 상황을 목격한 사람이 있는지 등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
III. 업무상위력에의한추행의 처벌 수위와 유죄 판결에 따른 불이익 |
업무상위력에의한추행이 인정되면 형사처벌뿐만 아니라 직장 내 징계와 각종 부가처분이 함께 문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처분은 모든 사건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선고형과 범행 내용, 피고인의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 형사처벌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
- 직장 내 징계 수사나 기소 사실이 알려지면 회사의 취업규칙과 인사 규정에 따라 직위해제나 대기발령 등의 인사조치가 검토될 수 있습니다. 유죄가 확정된 경우에는 징계나 해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지만, 구체적인 조치와 정당성은 회사 규정과 사건 내용에 따라 판단됩니다. |
- 형사처벌과 함께 문제될 수 있는 부가처분 신상정보 등록: 유죄 판결이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 대상이 될 수 있으며, 등록 기간은 선고된 형에 따라 달라집니다. 취업제한 명령: 법원의 판단에 따라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이나 장애인 관련 기관 등에 일정 기간 취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수강명령 또는 이수명령: 재범 예방과 성행 교정을 위한 성폭력 치료프로그램의 수강 또는 이수가 명령될 수 있습니다. |
따라서 벌금형이 예상된다는 이유만으로 가볍게 판단하기보다 형사처벌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직장과 사회생활상의 불이익까지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IV. 경찰조사를 앞두고 피의자가 주의해야 할 행동 |
업무상위력에의한추행 사건은 피의자와 피해자가 같은 직장에서 계속 근무하는 경우가 많아, 고소 사실을 알게 된 뒤의 행동이 수사에서 불리한 정황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먼저 피해자에게 “오해를 풀자”거나 “용서해 달라”며 반복해서 연락하거나 직접 찾아가서는 안 됩니다.
사과하려는 의도였더라도 혐의를 인정하거나 합의를 압박하고 진술을 바꾸도록 요구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합의가 필요하다면 직접 접촉하기보다 변호사를 통해 상대방의 의사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객관적인 자료를 확인하지 않은 채 혐의를 무조건 부인하거나, 조사 분위기에 휩쓸려 사실과 다른 내용을 인정해서도 안 됩니다.
첫 경찰조사에서 한 진술은 이후 수사와 재판에서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으므로, 조사 전에 사실관계와 기억나는 범위를 차분히 정리해야 합니다.
회사에서는 동료들에게 사건을 해명하거나 자신에게 유리하게 진술해 달라고 부탁하는 행동을 삼가야 합니다.
피해자에게 업무상 불이익을 주는 행위도 보복이나 2차 가해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사건 관계자와 불필요하게 접촉하지 말고, 사내 메신저와 업무 자료 등 관련 기록을 삭제하지 않은 채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Ⅴ. 마무리 |
직장 내에서 발생한 성범죄 사건은 일반적인 성범죄와 달리 두 사람 사이의 업무상 지위와 영향력 등 관계의 특수성을 세심하게 살펴봐야 합니다.
특히 이러한 사건은 형사절차뿐만 아니라 회사의 내부 조사와 인사조치, 향후 직장생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경찰의 출석 요구를 받았다면 자신의 기억에만 의존해 곧바로 입장을 밝히기보다,
사건의 전체적인 흐름을 객관적으로 검토하고 앞으로 이어질 절차까지 고려해 대응 방향을 정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검토 결과 혐의와 다른 부분이 있다면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를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소명해야 합니다.
반면 잘못을 인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피해 회복을 위한 합의와 양형자료 준비 등 선처를 구하기 위한 대응을 신중하게 마련해야 하죠.
법무법인 해든은 부산과 울산을 비롯한 경남 지역에서 업무상위력에의한추행 등 직장 내 성범죄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경찰조사와 그에 따른 직장 내 문제까지 함께 걱정하고 계신다면 혼자 대응 방향을 결정하기보다,
조사에 출석하기 전 해든의 성범죄전문변호사와 법률상담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